10대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인생의 가치관을 정립하고 20대에 이를 더욱 공고히하여 인생의 목표를 선정한 후 가야할 길에 필요한 타이탄의 툴을 장착하였다면, 30대에는 그 과실을 즐길 때이다. 다만 하나 염두에 둘 것은 경제적 자유를 얻은 조기은퇴족(FIRE족; Financially Independence, Retire Early)이 되었든, 인생2막이 되었든 준비를 시작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30대에 돌이켜 생각해 보라. 사람은 다른 동물들에 비해 인생을 준비하는 기간이 매우 길다. 소위 홀로서기까지 기간이 엄청나게 길다고 봐야 한다. 특히 사회적 자립까지는 초등학교 6년, 중·고등학교 6년, 대학교 4년에 남자는 병역의무 2년 까지 도합 대략 20년 가까이 교육과정을 거쳐 사회에 나오게 된다. 사람마다 대학을 안가거나 대학원까지 가거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취업 준비기간, 훈련기간까지 감안하면 대략 20년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30대는 그동안 준비하면서 배운 것을 온전히 사회생활에 투자하고 결실을 얻어 가는 시기이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혼, 출산, 양육도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일어난다. 과거에는 20대에 발생했던 일들이 이제는 다양한 이유 즉, 고령화, 양성평등화, 고소득화 등 다양한 이유로 30대가 되어서야 일어나고 있다. 이는 너무 복잡한 이슈이므로 다른 지면을 할애하여 별도로 다루는 것이 나을 듯 하다.
일단 30대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직장생활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20대에 취업하여 30대에는 직장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하고 말 그대로 열심히 일해서 승진도 하고 연봉도 올려가면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 키우는 인생의 황금기일 것이다. 먼저 20대에 취업하였다는 전제하에서 직장생활을 잘 할 수 있는 방법, 달리 말하면 직장에서 인정을 받아 승진도 빨리하고 소득도 높이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20대에 관한 논고에서 말했듯이 이는 직상위자가 기대했던 것보다 압도적으로 빨리 높은 질(quality)로 업무를 마무리하는 것이다. 물론 이 경우 부작용은 있다. 한 마디로 일이 나한테 몰린다. 20:80 법칙이란 것이 있다. 조직내의 상위 20%의 사람이 나머지 80%를 먹여 살린다는 것인데 이는 다만 회사생활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회생활에 적용된다. 그 20%안에 들어가야 하므로 일이 몰리는 것을 불평하면 안된다. 오히려 일이 몰리면 “아! 내가 잘하고 있구나” 하면서 감사해하면 된다. 그리고 직장에 따라 다르므로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겠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즉 압도적인 스피드와 양질의 업무 성과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가장 필요한 것이 상사의 기대 수준을 파악하는 것인데 이게 어찌보면 가장 어려운 일일 것이다.
상사가 원하는 속도와 수준 가운데 파악이 그나마 쉬운 것이 속도의 파악일 것이다. 그냥 상사의 업무지시(order)가 있을 때 물어보면 된다. 즉, 언제까지 하면 되는지 물어보는 것이다. 그러나 상사라고 해서 모든 일을 전지전능하게 다 알지는 못하므로 막연히 “빠르면 빠를수록 좋지(ASAP)”라고 답변하는 경우가 비일 비재할 것이다. 이 때는 생각하기에 안전한 기한을 잽을 던져보자. “모레까지 하면 되나요?”라는 식으로 말이다. 상사 역시 상사의 상사로부터 받은 기한이 있다면 그 기한을 한정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상사의 기대 기한에 맞추어 이야기할 것이다.
이제 상사가 원하는 속도(기한)를 파악하였다면 상사가 원하는 수준을 파악할 차례다. 그런데 이는 사실 매우 어렵다. 첫째 대화의 수단이 마땅치 않다. 대놓고 “어느 수준으로 할까요?”라고 묻기도 애매하다. 당연히 할 수 있는 한 최선의 수준으로 하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둘째,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상사라고 해서 전지전능한 것이 아니므로 어느정도의 수준이 적정한지 판단하기 곤란하다. 상사도 그 상사의 부하직원일 뿐이다. 그러므로 상사도 그 상사의 기대수준을 알기 곤란하고 그 상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결국 기대수준을 뛰어넘는 수준의 결과물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답은 하나다. 내가 속한 조직에서 최고가 되는 것 뿐이다. 이 때의 조직이란 굳이 회사 전체라고 특정 지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작게는 팀, 부서, 본부, 회사 전체, 업계 전체, 전세계 어디라도 해당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업무에 필요한 다양한 타이탄의 툴들을 계속 갈고 닦아 두려움을 없애 두는 것이 필요하다. 필자의 생각에 회사의 본점에 근무하고 기획영역의 업무를 맡고 있다면, 가장 강력한 타이탄의 툴은 리서치 능력, PC오피스 및 업무지식이 될 것인데 이를 조직내에서 가장 잘 다루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어떠한 업무가 주어져도 두려움이 없을 것이다. 한마디 덧 붙이자면 기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창의력이며 이는 평소에 꾸준히 독서를 해두고 TV나 유투브를 보더라도 인문·교양을 중심으로 봐 두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도 글쓰기, 기안서 등 창작을 주기적으로 해 보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될 것이다.
다음으로 결혼·출산 등 가정의 구성에 관해 얘기해 보자. 이 주제만큼 가치관에 따라 천차만별인 주제가 없다. 따라서 정답은 없을 것이고 각자에 맞는 정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다만 앞의 글(20대를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서 자신이 만족하는 배우자가 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갖추어 놓고 자신의 예산제약선에서 최선의 배우자를 선택하자고 했으니 그 얘기를 마무리해야 하겠다. 이제 정상적인 경우라면 30대는 인생의 절정기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즉, 경제적 자립이 이루어져 있으면서도 긴 인생의 미래와 젊음이 있는 청·장년기의 초입에 있는 이 때가 배우자 선택에서는 최적기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부나 재산같은 재정적 자원은 풍부해지겠지만, 외모, 젊음, 미래, 가능성, 건강 같은 비재정적 자원이 점차 고갈되어 가기 때문이다.
배우자의 선택은 언제나 그렇듯 상대적인 것이다. 내가 상대방을 선택하듯 상대방도 나를 선택한다. 그래서 내가 가진 예산제약의 범위내에서 나의 선호가 극대화되는 상대방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고 최적이다. 그런데 이런 운명의 상대가 세상에 존재하기는 하겠지만 찾기는 어렵다. 이때 방법은 둘 중 하나가 현실적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그것이다. 이처럼 최선이 아닌 차선의 경우 즉, 서로 사랑하는 경우인 최선이라 보고 나를 짝사랑하는 사람이나 내가 짝사랑하는 사람을 차선이라고 볼 때, 차선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면 어떤 차선이 더 나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를 짝사랑해주는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 보다 현명할 것이다. 왜 그럴까? 많은 이유가 있겠으나 내가 내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 확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친구와 술 한잔하기로 약속했다고 하자. 이 약속은 내 인생에서 술 한잔할 시간을 그 친구와 함께 하기로 한 시간만큼 할애한다는 소리이다. 그러니 약속시간에 늦는 것은 기다리는 사람의 인생을 기다린 시간만큼 허비하게 만드는 것이니 우리는 약속시간에 늦은 경우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것을 사회적 규범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하물며 결혼이란 남은 인생을 서로 함께하기로 서로에게 약속하는 것이니 그 엄중함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의 속성은 싫증이라는 것이 있다. 오랜시간 함께 살다 보면 싫증과 권태를 느끼는 시기가 올 수밖에 없는데 강가나 바닷가의 조약돌들을 보면 둥글둥글한 것을 볼 수 있다. 상류에서 흘러내려오거나 파도에 씻기는 과정에서 모난 부분들은 계속 부딪혀 결국 둥글게 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결혼전까지 수십년을 혼자 살면서 만들어진 습관이나 정서가 서로 딱 맞을리 없다. 결국 맞춰가면서 살아가야 하는데 사람은 인지적 편향 오류가 있다. 어떤 일이든 나는 피나게 노력한 것 같고 상대방은 나보다 노력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다. 이것만 이해해도 삶의 지혜가 많이 쌓인 사람이다. 따라서 부부간에는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 남녀간의 DNA차이는 1%인데 인간과 침팬지의 차이가 1.2%다.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다름의 문제이다. 이 둘이 서로를 완벽히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사랑의 힘으로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어떤 경우 싫증을 넘어 혐오의 단계까지 나아간다. 심리학에서 혐오의 근원을 내 몸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대소변, 침, 가래, 고름, 피 등 내 몸에서 나온 것, 그리고 나와 유사한 것에서 나온 것 등이 혐오의 근원이라는 것이다. 사랑의 위대함은 이러한 혐오를 가뿐하게 넘어서서 배우자, 아이의 대소변을 치우고 기저귀를 갈고 토한 것도 가뿐하게 정리해 나간다. 대단하고 위대하다. 연인사이에 연애하는 동안에는 잘 가꾸는 것은 물론 옷이나 머리에 잡티 하나까지 신경 써서 완전무결한 모습을 보이다가 결혼 이후에는 필연적으로 생얼은 기본이고 잠자리에서 잔뜩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고 트림하고 방귀끼고 대소변보고 물을 안내리거나 귀챦은 청소를 생략하기도 하니 일단 싫증을 넘어 혐오의 순간이 오는 것이 놀랄 일도 아니다.
그렇다면 왜 내가 사랑하는 사람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차선의 선택으로 더 나은 것일까? 상대방은 싫증의 순간까지 나를 이해하고 소중히 맞은 결혼의 기회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므로 소위 나만 잘하면 된다. 더구나 싫증의 순간도 늦게 오거나 내가 잘하면 안 올 수도 있다. 즉, 내 삶의 주도권을 내가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배우자의 애정, 관심, 배려와 돌봄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순간 결혼은 파탄으로 갈 수 있다. 배우자에게 혐오를 느끼는 순간 당연한 모든 것이 뒤죽박죽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잠자리에서 오랜 결혼생활에 따른 싫증과 그에 따른 소심한 양심의 소리 때문에 배우자와의 잠자리는 순간 혐오로 바뀌고 내가 괴로움으로 뒤척일 때 그 옆에 잠든 사람을 쳐다볼 때만큼 외로움이 크게 느껴지는 경우도 없다고 한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 “클라인과 바그너”를 보면 그 결과가 얼마나 큰 인생의 결과로 이어지는지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인생 2막의 준비에 대해 얘기해 보자. 일생에서 30대가 가장 화려한 시기라는 것을 앞서 이야기했다. 30대~50대까지는 누군가의 부모로서, 배우자로서, 자녀로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의무를 다해야 하는 시기이다. 이러다 보면 지치고 싫증도 날 수 있고 심지어는 혐오와 염세까지도 갈 수 있다. 그 과정을 아무런 부정적 시각 없이 훌륭하게 해내는 지혜를 배운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문제는 현대의 수명이 길어져서 정말 100세 시대에 들어섰고 사회복지시스템은 냉전 이후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사실 인류 역사에서 복지제도의 큰 틀은 마르크스 이후 한 차례 변화가 있은 이후 크게 변화한 적이 없다. 따라서 20여년을 공부해서 이제 10년 정도 한창 생계에 활용하는 30대에게 있어 이후 20~30년 써먹고 은퇴후 40~50년을 다른 생계수단을 마련해야 하는 가혹한 환경에 놓이게 되므로 인생 2막의 준비는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밥벌이 수준의 전문성을 갖추려면 15~20년 정도의 학습이 필요하다는데 있다. 특히 40대 이후로는 습득력이 감퇴기라 학창 시절 습득력을 생각하고 미루어 두었다가는 낭패는 면하기 어렵다. 한가지 긍정적인 것은 나이를 들어가면서 켜켜이 지식이 쌓이고 지혜로워진다는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진리 때문에 세상을 보는 시각도 넓어져 갈 것이다. 득도되고 독도 되는 것인 것이 낣게 많이 보이니 당연히 득이 되지만 또 보이는게 많다 보니 불만도 커질수 있다. 그러니 미리 준비 해야 한다.
준비라는 것이 각자의 상황이 다르므로 당연히 일률적으로 얘기할 순 없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기존 해오던 생계수단에서 동 떨어져서는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일을 하면서 인생2막을 준지 할 수 있도록 현재의 생계 수단과 어느 정도 연결성이나 확장성이 있는 분야를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또 다른 원칙은 정년 없는 영역을 선택해야 하니, 최대한 “을”의 영역을 준비해야 한다. 만약 독자가 현재 “갑”의 위치에서 근무한다면 “을”과 친밀도를 높이고 노하우를 철저하게 배워 두어야 한다. 인생2막에서 실패하는 많은 사람들이 소위“갑”의 마인드로 인생2막을 시작하다 쓴 맛을 본다. “갑”의 위치에 있을 때 “을”의 입장에서는 “나오시기만 하면 저희 회사에서 모시겠으니 걱정 마시라”는 얘기들을 하곤 한다. 대부분의 “갑”들은 순진하게 이 얘기를 믿고 회사 퇴직 이후 엄청난 낭패를 보곤한다. 실제로 “을”의 회사에 고위직 임원으로 들어가기도 하지만 바뀐 “갑”과 “을”의 위치에 당황한다. 더구나 새로 입사한 “을”의 회사도 정년이 있게 마련이다. “을”회사에서 “갑”출신의 임원을 채용하는 이유는 대부분 새로 채용한 임원이 “갑”에서 받을 전관예우를 받을 것을 기대해서인데 통상 전관예우기간은 1~2년이 고작이고 그 기간이 지나면 “을”로서의 능력을 보여주지 않는 한 1순위 정리 대상이다. 결국 정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을”로서의 능력이 관건이란 말이고 “을”로서의 능력이 있다면 창업해서 회사의 오너가 되는 것이 훨씬 낫다. 자녀에게 물려줄 회사라도 있을테니 말이다. 또한 별도로 다룰 은퇴후의 삶에서 커다란 밑천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창업을 위해서는 창업방법, 원재료의 조달, 제조, 판로의 개척과 회사관리 능력도 있어야 할 테니 이래저래 공부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 많으니 30대에는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들은 별도의 주제를 정해서 다루어야겠다. 지면이 너무 길어지니 말이다. 이글에서는 연령별로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을 개략적으로 소개하는 수준에서 만족해야 할 듯 싶다.
끝.